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자신을 연기과에 재학 중인 20대 중반 여성이라 밝힌 배우 지망생이 조근현 감독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글 내용에 ‘ㅈㄱㅎ’이라고 지칭했지만, 함께 올린 메시지창 캡처 사진에는 조근현 감독의 실명이 드러나 있다.
글쓴이는 “학교를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오디션으로 보러 다닐 때 조 감독을 만났다”며 “2016년 4월경 ㅈㄱㅎ 감독과 미팅을 했고, 영화사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감독 작업실로 오라는 메시지가 왔다. 미팅 시간은 오후 1시라 ‘대낮인데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라고 별 걱정 없이 그 오피스텔에 들어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감독)의 말을 경청하는 내가 많이 순진해보였는지 점점 얘기의 흐름은 XX 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있냐, 남자친구를 많이 사귀어봐야 한다. 경험이 있냐. 이런 거 좋아하느냐. 지금 잘 나가는 여배우들은 다 감독과 잤다. 누구는 XX중독자 수준이다. 누구는 내게 이렇게까지 해서 작품을 줬다. 너도 할 수 있겠느냐. 등등”이라 밝혔다.
또한 글쓴이는 ”감독이 오피스텔 문을 닫았고 오렌지주스 한 잔을 건넸는데 술이었다“며 ”(감독이)여배우는 남자를 유혹할 줄 알아야 하고 남자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얘기를 계속 강조했다. 나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겠냐고 묻길래 ‘잘 모르겠다’며 그저 웃었다. 많이 무서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헤헤 웃으며 얘기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사람 뇌 속에는 XX뿐인 것 같다. 모든 내용이 그저 잠자리 이야기 뿐이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그는 ”모든 내용은, 그저 잠자리 이야기 뿐이었고 엄마와 만나야 하는 약속이 있어 가봐야 한다고 했더니 그 감독은 ‘다리가 참 예쁘네, 엉덩이도 그렇고’라고 군침을 삼키듯 아쉬워했다. 그리고 며칠 뒤 불합격 통지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글쓴이는 두 소속사 사장들의 성희롱까지 밝혔다. 그는 “2015년 유부남인 전 소속사 사장 역시 ‘연애하자’고 했다. 또 2017년 신생 소속사 사장은 내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며 ‘여배우는 시키는 대로 해야한다’고 인격모독 했다. 왜 나는 그들에게 딱 잘라 말할 수 없었을까. 잘못하지 않았는데 왜 죄송하다 했을까. 배우는 연기하는 사람이지, 배부른 자들의 먹잇감과 트로피가 아니다. 비상식과 온갖 모순으로 가득찬 그 바닥을 내 친구들과 후배들이 더 이상 겪지 않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조근현 감독은 지난해 12월 한 뮤직비디오 프로젝트 오디션 과정 중 오디션 참가자 여성에게 성희롱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흥부’의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됐다.
폭로자에 따르면 당시 조근현 감독은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 “오늘 말고 다음 번에 또 만나자. 술이 들어가야 사람이 좀 더 솔직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조근현 감독은 현재 미국에 체류하며 두문불출 중. 취재진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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