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26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인간문화재를 반납하겠다고 밝힌 밀양연극촌 촌장 인간문화재 하용부(63)씨에 대해 “하씨가 직접 반납 의사를 밝힌 만큼 무형문화재위원회를 거쳐 해지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하씨에게 지급된 전수지원금은 반환받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인간문화재가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전례가 없어 규정이 따로 마련돼 있지는 않다”며 “사안에 따라 벌금·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보유자 지정이 해지되기도 하지만 하씨는 아직 법원에 정식으로 기소된 것도 아닌 상황이라 그동안 전수교육지원금 지급만 보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하씨가 언론을 통해 반납의사를 밝힌 만큼 문화재청에 해지 신청을 접수하면 무형문화재위원회를 통해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씨는 성폭력 논란에 대해 “모두 내 잘못에서 빚어진 일이며 처벌도 받고, 인간문화재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보리(가명)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2001년 밀양연극촌 신입 단원 시절 연극촌장인 하씨에게 연극촌 인근 천막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기능 보유자인 하씨는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후 강릉에서 예정됐던 ‘2018 평창 문화올림픽’ 공연에 불참하고 밀양으로 내려와 1주일째 입을 닫아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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