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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손경식 새 경총 회장에 맡겨진 무거운 책무

손경식 CJ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한국경영자총협회 새 회장으로 선임됐다. 만장일치로 추대된 손 회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활발한 소통으로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 회장은 과거 8년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냈고 노사관계에도 풍부한 경험을 갖춰 사용자단체인 경총 수장으로 적임자라 할 수 있다.

2년간 경총을 이끌게 된 손 회장 앞에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경총은 이번에 신임 회장 선임을 놓고 내홍을 치르며 지도부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경총을 쥐고 흔들려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거나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였던 상임부회장을 친정부 인사로 교체하려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민간 경제단체인 경총을 정부 입맛대로 길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손 회장은 무엇보다 조직의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뒤숭숭한 내부 추스르기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상임부회장직을 둘러싼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부 입김을 차단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선택하는 일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상임부회장이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아무 관련도 없는 공무원이 월급이나 챙기는 자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철강협회 회원사들의 항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동현안이 산적한 현실에서 경총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저임금이나 정규직 전환 등 첨예한 노사문제에서 경영계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고 노동계에 맞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노사정 대화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당당한 국정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그래야만 시대적 과제인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고 산업계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손 회장이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기업과 정부의 진정한 가교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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