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장관은 28일 국회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연기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4월 첫째 주 재개될 것’이란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질의에 “그 사람은 그런 것을 결정하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4월 첫째 주 훈련 재개 여부를) 대답하기 적절치 않다. ‘맞다’고 얘기하기도 그렇고 ‘틀리다’고 얘기하기도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직 국방장관이 호흡을 맞추고 공감을 나눠야 할 대통령 외교·안보 ‘문 특보’나 ‘그 분’이라는 표현 대신 사이가 좋지 않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는 ‘그 사람’이라는 어휘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두 갈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첫째는 단순 말 실수. 강직한데다 의원들의 질의에 돌려서 대답하기 보다 즉답이 많은 송 장관이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는 것이다. 나이도 송 장관이 두 살 많다.
두 번째는 송 장관 나름대로 고도의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이다. 국방 개혁이라는 중책을 완수하기 위해 범 보수층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좌파 성향이 강한 문 특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나쁘지 않다는 전략적 위치 선정이라는 것이다. 송 장관은 실제로 군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를 비롯한 군 원로들에게 국방 개혁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데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어떤 해석이 맞는지, 두 가지 가능성이 혼재됐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분명한 것은 송 장관과 문 특보 사이의 불협화음이 다시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송 장관은 지난해 9월 국방위 회의에서도 문 특보를 두고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로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발언해 청와대로부터 ‘엄중 주의’ 조치를 받았었다. 송 장관과 문 특보는 당시 식사를 함께 하며 상호 친근감을 애써 과시했으나 불화가 또 불거지게 생겼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언급 자체를 피하고 있으나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송 장관 발언 직후 김학용 국방위원장(자유한국당)은 “문 특보 그 사람 정신 나간 사람 아닙니까”라며 “돌아다니면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말이지, ‘지가’ 국방 장관이냐. 책임도 없는 사람이 나서서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고…”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차기 개각·청와대 특보 및 비서진 개편에서 두 사람 가운데 하나는 낙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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