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해를 맞아 프로축구 K리그도 개막 팡파르를 울린다. 3월1일 막을 올리는 2018 K리그는 러시아월드컵(6월14~7월15일)에 발맞춰 월드컵 공인구인 ‘텔스타18’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K리그 클래식으로 불리던 1부리그는 올 시즌부터 K리그1로 이름을 바꿨다. 2부리그는 K리그2다. 12팀이 참가하는 K리그1은 1일 전북-울산(전주월드컵), 수원-전남(수원월드컵·이상 오후2시), 제주-서울(제주월드컵·오후4시)의 경기로 9개월 대장정에 돌입한다. 팀당 경기 수는 33경기. 이후 성적에 따라 상·하위 스플릿 6팀씩을 나누고 같은 스플릿끼리 5경기씩을 더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5월 말부터 두 달 가까이인 월드컵 휴식기도 변수로 꼽힌다.
올 시즌 관전 포인트를 간단히 정리하면 ‘전북을 누가 막을까, 데얀은 또 누가 막을까’다. 전북은 지난 시즌 최다승(22승)·최다골(73골)·최소실점(35골)의 압도적인 우승을 완성했다. 스트라이커 이동국과 김신욱, 좌우 측면의 로페즈와 이재성이 그대로이고 중원에 손준호·임선영, 수비진에 홍정호, 골키퍼에 송범근을 영입했다. 베스트11을 2개 꾸려도 될 만큼 선수층이 두꺼운 ‘1강’ 전북의 눈높이는 K리그1 우승을 넘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제패에 맞춰 있다.
전북을 막을 만한 팀으로는 수원이 첫손에 꼽힌다. 지난 시즌 3위의 수원은 임상협·바그닝요·이기제 등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겨울 이적시장 최고 화제는 단연 특급 공격수 데얀이었다. FC서울에서 8시즌을 뛰며 지난 2011~2013년(24·31·19골)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데얀은 역대 최고 외국인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4~2016년 중국리그를 경험한 뒤 2016년 서울에 복귀했고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13골·19골)에 성공했다. 수원 이적 후 AFC 챔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 조나탄을 중국으로 떠나보낸 수원은 데얀을 앞세워 우승 문을 두드린다. 박주호·주니오·황일수를 데려온 울산도 우승을 넘볼 전력을 갖췄다.
데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외국인 공격수로는 아드리아노(전북)를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하다. 2014년 2부리그(대전) 득점왕 출신인 아드리아노는 이듬해 1부리그 서울로 옮겨 2016년 17골로 득점 2위에 올랐다. 6도움을 더해 최다 공격 포인트(23개)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아드리아노 역시 중국 무대를 밟은 뒤 K리그로 돌아와 전북에 안착했다. 전북과 수원의 대결은 이래저래 올 시즌 내내 화제를 몰고 다닐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의 첫 맞대결은 오는 4월29일 오후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데얀더비’라는 새로운 별명도 생긴 서울과 수원의 시즌 첫 ‘슈퍼매치’는 4월8일 오후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이동국과 김신욱으로 대표되는 토종 공격수들이 외국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보여줄지도 관심이다. 이동국·김신욱은 지난 시즌 나란히 10골을 넣었다.
한편 K리그는 지난해 1부리그에 도입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올 시즌 2부리그로 확대한다. 2부리그까지 VAR를 적용하는 리그는 K리그가 처음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독일 분데스리가 등이 쓰는 판독장비 ‘호크아이’를 사용한다. 유망주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프로계약 자격을 만 18세 이상에서 만 17세로 낮췄고 관중집계 때 무료입장 관중을 빼기로 했다. 또 잔디관리 공인제를 도입해 전문기관 평가를 통한 최적의 그라운드 상태 유지에 팔을 걷어붙였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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