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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직도 전략도 없이 통상전쟁 치르겠다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보호무역 폭주열차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보호무역 조치에 조만간 서명할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특정 개별국가에 대한 수입규제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 사안의 심각성이 있다. 사실상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통상전쟁을 치르겠다는 선전포고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에는 동맹이 없다”는 발언이 결코 허투루 한 말이 아닌 것이다.

트럼프발 통상전쟁은 익히 예고됐지만 점차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한국 등 일부 국가에만 53%의 관세를 선별 부과하는 방안이 채택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관세율 25%만 하더라도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글로벌 확전 가능성은 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당장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은 맞보복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세계 주요국이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관세 인상에 나서면 우리로서는 이중고가 아닐 수 없다.

정부의 미덥지 못한 대응은 더 걱정스럽다. 통상조직 재정비부터 부지하세월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통상교섭본부 내 신통상질서전략실 신설을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을 내놓았지만 지금껏 부처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통상에 관한 한 정부 내 인식과 대응전략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청와대 경제팀에 통상전문가가 부재한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이 ‘보호무역 매파’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을 무역정책보좌관으로 기용할 예정인 것과는 천양지차다.



현재로서는 트럼프발 보호주의에 타격을 받게 되는 유럽 등 다른 나라와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미국 내 보호무역에 반대하는 우호세력도 늘려야 한다. 그러자면 통상과 외교·안보에 분리 대응하는 기조가 맞는지 의문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정작 트럼프 외교·안보 참모진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지금부터는 전방위 총력체계로 대응하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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