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27년 만에 시작된 진실게임, 그들은 왜 살인을 자백했나?’ 편이 전파를 탄다.
▲ 누가 그녀를 이토록 잔인하게 살해했나.
1990년 1월 4일, 부산 엄궁동 낙동강 주변 갈대숲에서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모습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성폭행을 당한 후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해 두개골이 함몰된 채 사망한 상태였다. 피해자는 인근 지역에 살던 30대 여성 김 씨(가명). 현장에서는 김 씨의 시신 외에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그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 김 씨와 함께 있다 범인과의 격투 끝에 홀로 도망쳤다는 그녀의 애인 역시, 늦은 밤이었고 너무 어두워서 범인이 두 명이었다는 사실 외엔 별다른 증언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목격자가 있음에도 좀처럼 용의자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렇게 미제 사건으로 남을 줄 알았던 ‘엄궁동 살인사건’의 범인은 뜻밖의 사건을 통해 검거 되었다. 1991년 11월, 경찰을 사칭해 금품을 갈취하던 2인조 강도사건이 발생했는데, 범행 수법과 장소가 김 여인 살해사건을 떠올리게 했다는 것이다. 두 사건이 동일인들의 범행이라 생각한 경찰은 2인조 강도 피의자들을 추궁했고 그들은 1년 전 살인사건에 대해 순순히 범행일체를 자백했다는 것이다. ‘엄궁동 2인조’로 불린 그들의 자백으로 사건은 마무리가 된 듯 했다. 하지만...
▲ 우리는 살인범이 아닙니다.
저는 무죄입니다. 죄를 지은 게 없습니다.
최인철 씨와 장동익 씨는 당시 ‘엄궁동 부녀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그런데, 지금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은 28년 전 살인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당시 자백을 한 것은 경찰의 혹독한 고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짓자백을 했던 것이며 이례적으로 이틀에 걸쳐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사건현장 내용과 맞지 않는 부분을 수정까지 해가며 자백내용을 짜 맞췄다는 것이다. 당시 변호를 맡았던 문재인 대통령 역시 법정에서 이들이 엄궁동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그 근거로 장동익 씨의 좋지 않은 시력상태를 들었다. 장 씨는 시각장애 1급 장애인으로, 근거리에서 사물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시력을 가졌는데 그런 사람이 불빛 하나 없는 캄캄한 밤에 강으로 사람을 끌고 가 돌로 피해자의 머리를 가격해 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대법원까지 이어진 재판에서 유죄 판결은 바뀌지 않았고 결국 이 사건은 문 대통령이 변호사로 지낸 35년 간 가장 한스러운 사건으로 남았다는데...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지 21년이 지난 2013년, 최인철 씨와 장동익 씨는 모범수로 특별 감형을 받아 출소했다. 이후 지금까지 두 사람은 자신들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고 2017년 5월 재심을 청구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60평생 가장 많은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는 두 남자, 27년이란 긴 세월동안 끊임없이 주장해 온 감춰진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1990년 발생한 ‘엄궁동 부녀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알려진 장동익 씨의 삶을 돌아보고, 뒤늦게 제기된 고문 의혹의 진실은 무엇인지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와 검사를 직접 찾아가 질문을 던져본다.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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