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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단, 北 찍고 바로 美로…성과 없으면 北 도발 나설수도

한반도 정세 3월 분수령

한미훈련 전 북미 개선 시급

美 비핵화 원칙 여전히 강경

'김정은 해법' 통할지 미지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특별사절단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핵화 북미대화 성사라는 중대 임무를 맡은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북한을 방문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향한다. 오는 4월 초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기 전 어떻게든 북미관계 개선의 접점을 찾아내야 한반도 평화정착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특별임무의 무게감만큼이나 대북특사단이 떠안은 ‘리스크’도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들로 구성된 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워싱턴으로 가져갈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되레 북미대화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은 물론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마저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 역시 무산될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3월 한 달이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해빙 무드가 조성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개·폐막식 참석을 명분으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두 차례나 방남했지만 기대했던 북미 간 유의미한 접촉이 없었다는 점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는 긴장과 평화가 공존하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서 남북 정상회담이든 북미대화든 확실한 답을 주고 간 것 같지는 않다”며 “이번 대북특사로 이에 대한 김정은의 분명한 답이 나올 가능성이 있고 비핵화와 관련된 전향적인 입장을 확인하고 받아와야만 미국의 대화 요건도 충족시키고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주로 논의하려는 문 대통령의 입장을 모를 리 없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초청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과 다른 타협안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해법에 대한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방남 과정에서 남북이 비핵화 로드맵을 어느 정도 사전 조율했을 가능성이 크기는 하지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핵폐기(CVID) 원칙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단호하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노골적인 반발 역시 걸림돌이다. 문 센터장은 “북한이 북미대화의 조건으로 주장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전형적인 한미 균열의 노림수”라며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남북관계도 안 되고 북미관계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한 차례 특사 파견으로 만족할 만한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만큼 북핵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북핵 문제가 해결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의 시나리오뿐 아니라 타협 실패에 대비한 시나리오 대응 전략까지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 교수도 특사단 파견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미대화에 대한 동의를 받아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최소한 북미접촉의 물꼬만 터도 성공한 특사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현·박효정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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