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마지막 회에서는 흑룡과 대결 끝에 온몸이 부서지고 기억도 조각나버린 손오공(이승기 분)이 스스로를 수렴동에 가둔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때때로 기억이 파편처럼 떠오르고 극심한 심장 고통을 겪었지만 그럴수록 더욱 수렴동에 숨으려 했다. 밖으로 나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천계에서는 손오공이 천계로 돌아오지 않고 폐인처럼 살고 있는 이유가 금강고 때문임을 알게 됐다. 천계의 계획대로라면 삼장이 죽을 때 금강고가 없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 수보리조사(성지루 분)는 “천계에서 금강고를 빼내는 방법을 논의할 때 금강고의 주인을 불러 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진선미에게 금강고를 손오공의 금강고를 빼달라고 명계로부터 잠시 소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선미(오연서 분)는 인간의 세상에 딱 하루 나갔다올 수 있는 별 목걸이를 차고 손오공을 만나러 왔다. 손오공은 진선미에게 “너 같은 잡귀가 수렴동에 어떻게 들어 왔냐”며 여전히 진선미를 기억하지 못했다. 진선미는 “내가 그 금강고를 채운 사람이었다. 그걸 빼주러 왔다”며 “그걸 채우고 내가 널 사랑하게 됐다. 이제 믿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사실 금강고의 주인은 혼자 힘으로 금강고를 빼고 다시 찬 손오공 자신이었다. 우마왕(차승원 분)은 이것을 알면서도 진선미를 불러오기 위해 모른 척했다. 손오공이 혼자서 금강고를 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진선미를 만나 기억의 조각을 맞추는 것이 필요했다. 진선미가 단 하루 만에 손오공의 기억을 맞추고 금강고를 뺄 수 있느냐가 문제였던 것.
손오공은 진선미의 말을 믿지 못했다. 진선미는 자신이 손오공을 쫓아다니며 수작을 부렸다고 말했다. 다시 작동시키겠다며 뽀뽀도 했다. 이에 손오공은 기억 일부가 돌아오며 다시 심장 통증을 느꼈다. 진선미는 “난 네가 아픈 것만 봐도 눈물이 나는데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겠냐”며 “여기서 나오면 내 말이 다 진짜라는 걸 믿게 해줄게. 밖에서 기다릴게”라고 설득했다.
진선미를 잡귀라고 칭하면서도 그의 말에 설득된 손오공은 결국 밖으로 나왔고 하나 둘 기억을 찾기 시작했다. 손오공은 진선미에게 “아직 하루가 가기에는 시간이 남았다”며 함께 떡볶이를 먹고 추억의 장소에 가는 등 시간을 보냈다. 손오공은 진선미와 함께 있으니 기분이 좋기는 하다며 의아해했다.
결국 손오공은 모든 기억을 되찾았다. 그는 진선미가 사랑은 남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냈다. 그는 진선미에게 “나도 똑같은 마음으로 너에게 숨긴 게 있다”며 스스로 금강고를 빼냈다. 진선미는 금강고를 뺀 손오공에게 “내가 지금도 예뻐”라고 물었고 손오공은 “예뻐. 사랑하니까”라고 대답했다. 두 사람의 진심이 통한 순간이었다.
하루가 거의 다 갔다. 진선미가 다시 사라질 시간이 온 것. 손오공은 “이대로 그냥은 안 보내겠다”며 진선미의 눈을 감게 했다. 그리곤 자신의 눈 한 쪽을 줬다. 그는 “어디에 있든 어떻게 변했든 이제 나는 널 알아볼 수 있다. 찾으러가겠다. 내 이름을 기억해. 반드시 찾으러 간다”고 약속했고 진선미는 기다리겠다고 대답했다. 하루가 지나서 진선미는 다시 명계로 돌아갔고, 손오공은 그런 진선미를 찾기 위해 명계로 향했다.
그런가 하면 아사녀(이세영 분)는 힘이 다 사라졌음에도 소멸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는 자신이 악귀였다는 것을 깨닫고 차라리 누가 날 태워줬으면 좋겠다며 괴로워했다. 아사녀는 저팔계(이홍기 분)를 찾아가 자신을 태워달라고 부탁했고 마지막으로 부자의 고백을 대신 전해주며 소멸했다.
아들의 행방을 쫓던 우마왕 또한 뜻밖의 곳에서 아들의 정체를 알아냈다. 방물장수 손자(정제원 분)가 바로 우마왕의 아들이었던 것. 방물장수 손자는 이름이 뭐냐는 우마왕의 질문에 “홍해아”라고 대답했다. 우마왕은 나찰녀(김지수 분)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우마왕은 다시 홍해아를 찾아가 취직시켜주겠다고 제안하며 앞으로 함께 살 것을 예고했다.
한편 ‘화유기’ 후속으로는 정유미, 이광수 주연의 ‘라이브’(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가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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