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의 초·중학교에서 교사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50대 배태랑 교사들의 대량퇴직이 10여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일본의 후쿠오카 현 가스가미나미 중학교는 교사 31명 중 50대 교사가 13명으로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 학교에서 50대 교사는 젊은 교사를 지도하는 것은 물론 많은 현장 경험을 살려 학생지도, 교사와 교장·교감과의 중재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교직에 50대 교사가 많은 이유는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가 일본의 교사채용이 가장 많았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교사채용의 피크는 현재 58세인 교사들이 대학을 졸업하던 1982년으로 3만5,400명이었다. 이후 채용이 줄어 2000년에는 피크 때의 5분의 1 수준인 6,300명으로 감소했다.
후쿠오카현은 50대 교사들의 대량 퇴직을 우려해 교사채용 연령제한을 손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 30세이던 상한 연령을 40세, 45세로 높인데 이어 올해부터는 정년을 불과 1년 앞둔 59세까지로 높였다. 연령제한을 사실상 폐지한 셈이다.
또 올해부터는 도쿄에서 채용시험을 실시해 수도권의 ‘현직’ 교사를 끌어들인다는 방침을 밝혔다. 채용시험에 합격한 교사들은 후쿠오카 현 내 학교에서 교단에 서게 된다. 작년 11월에 처음 실시한 경력자 채용시험에서는 응시자 51명 중 90%가 합격했다. 이들 연령대는 30대와 40대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응시 이유로 부모 간병, 고향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다 등을 꼽았다. 지역의 부족한 교사를 수도권에서 끌어오려는 교육위원회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교사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교사쟁탈전은 후쿠오카 현에 국한되지 않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NHK 조사에 따르면 전국 59개 지자체가 교사 ‘스카우트’를 위해 1차 시험을 면제해 주고 있다. 교육위원회 단위로 보면 무려 86%가 1차 시험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비해 교사를 빼앗기는 쪽인 대도시권의 입장은 반대다. 가나가와 현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신규 채용에서부터 공들여 양성한 교사가 겨우 실력을 갖춘 단계에서 다른 현에 빼앗기는 상황은 솔직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부터 활약할 세대를 빼가는 것인 데다 앞으로 관리직으로 클 인재가 부족해져 학교를 운영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덧붙였다.
NHK는 교원 정원은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지자체의 교사쟁탈전이 과열되면 지역에 따라 의무교육의 질에 편차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거주지를 선택할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정부의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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