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은 오는 21일 열리는 경매에서 프랑스의 악기제작자 오노레 데라지(1794~1883)가 1860년에 제작한 바이올린을 추정가 2,000만~6,000만원에 출품한다. 오노레 데라지의 바이올린은 스트라디바리의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아마티 가문이 제작한 아마티에 버금가는 명품 바이올린으로 통한다.
이번 출품작 바이올린은 앞서 프랑스 비쉬 경매에서 거래된 바 있으며 현재 상태는 수리와 복원을 모두 마쳐 연주까지 가능하다. 오노레 데라지 악기 특유의 카라멜 색 같은 어두운 오렌지빛의 갈색 광택도 확인할 수 있다. 바이올린 겉판에 뚫려 있는 f자 모양의 울림구멍을 지칭하는 에프 홀(F Hole)의 미감도 우수하다. 바이올린에 제작자 서명(레이블)도 있다.
그간 미술품 경매에 집중했던 케이옥션이 고악기 경매분야에 진출한 것은 경매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외연 확장의 시도로 분석된다. 케이옥션 측 관계자는 “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정기적으로 고악기 경매를 실시하는 등 오래된 명품 악기의 수집가치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며 “지방의 소규모 경매회사를 제외하더라도 전 세계 10여개의 악기 전문경매회사가 있어 악기경매가 이뤄진 적 없는 국내에서도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명품 고악기의 경우 현대기술로도 그 소리를 따라가지 못한다. 악기의 우수성이 공연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며, 오래된 고악기는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갖는다. 수제공방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희귀명품 악기 수의 공급량은 줄고 있지만 악기 수요층은 늘고 있으며 그 수준도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악기시장의 경우 약 250곳 가량의 악기사나 딜러를 통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낙원상가 등이 악기거래처로 유명하지만 악기시장은 체계화된 유통 시스템이 없고 공신력 있는 업체 또한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케이옥션 측은 “국내 음악시장의 이같은 현실은 경매회사가 생기기 전 미술시장과 비슷한 상황이라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체계적이고 건전한 유통시장의 정립이 필요한 시기로 본다”고 전했다.
미술시장과 고악기 시장은 진위여부 판단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미술 쪽 전문가가 있듯 고악기 진위판단에서는 마이스터브리프(Meisterbrief)라는 합격증을 소유한 검증된 장인 겸 딜러인 ‘마이스터’가 악기 구매를 추천한다. 케이옥션은 마이스터 검증을 마친 악기들로만 경매에 올릴 예정이며 상태가 우수해 소리내는 데 문제없는 고악기 출품을 위해 수리·복원부터 연주공간과 연습실까지 갖추고 악기 관련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악기전문가 그룹 ‘브라움’과 협할 계획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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