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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연극인 이재령, "피해자들, 사랑하는 연극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에 침묵"





이재령이 이윤택 및 성폭력 가해자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5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 지방변호사회관에서는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공동 변호인단 서혜진 변호사, 연극인 김수희, 홍선주, 이재령, 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 상임대표 배복주,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고미경 등이 참석했다.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김)수희 언니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남긴 이재령은 “미투 운동으로 어렵게 말을 꺼낸 후 ‘그동안 왜 말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많이 받았다. 고발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아무것도 변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캐스팅에 제외되거나 공개적인 모욕을 들었다. 이런 상황들이 되풀이되는 걸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체념하고 포기하고 또 다시 고립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윤택이 본인의 죄가 드러날까 두려워, 우리가 서로 소통할 수 없도록 이간질했고, 악질적인 헛소문을 퍼뜨려 우리를 고립시켰다. 지금 저희가 하는 일들이 상처 입은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혼자만의 아픔과 고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해줄 수 있고 그로 인해 치유와 위로가 되길 바란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이윤택의 잘못이지 연희단거리패를 지나온 사람들의 잘못이 아님을 말하는 길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이재령은 “제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가장 많은 피해자들을 만나고 다녔다. 연희단 거리패에서는 이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다시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순간들도 많이 있었다”며 “모두 공통적으로 저희가 너무 사랑하는 연극을 지키고 그 기억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침묵하고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더라.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그 안에서도 가장 어리고 힘이 없는 친구들이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연극을 지키고 싶은 마음과, 연극에 임한 시간들은 아름다웠던 시간들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윤택 연출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미투(Metoo)’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게재한 이 글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이후 이윤택을 둘러싼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이윤택 연출은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폭력 사실을 부인, 이에 피해자들은 서로 연락을 취해 변호사를 만나 공동 대응에 이르렀다.

한편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들은 지난 28일 서울 중앙지검에 이윤택을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만 16명, 이를 돕는 변호인은 101명에 달한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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