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가스 대금 분쟁 끝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유럽 전역의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는 연쇄 ‘가스 대란’이 우려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폐쇄하면 이를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 국가들이 가스 부족사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나프토가스에 스톡홀름 국제중재재판소에서 가스 공급 및 경유 계약 파기절차를 개시하겠다는 통지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 2009년 당시 10년간 러시아산 가스의 우크라이나 공급 및 유럽으로 수출하는 러시아산 가스의 우크라이나 영토 경유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최근 스톡홀름 국제중재재판소가 두 회사 간 가스 대금 분쟁소송을 가스프롬에 불리하게 판결하자 계약을 조기에 파기한 것이다.
가스프롬은 이미 나프토가스로부터 받았던 3월 공급분 가스 대금 선금을 돌려주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해 우크라이나는 겨울철 난방용 가스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 계약 파기는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 국가들의 가스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러시아가 아예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폐쇄할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양국이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2006년과 2009년 유럽 전역에 발생했던 가스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U는 매년 가스 수요의 약 25%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당장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이 폐쇄될 경우 에너지난에 직면할 수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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