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화유기’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방송 시작부터 종영한 순간까지 논란 그리고 또 논란이다.
6일 오후 땅별(정은숙)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이 연재한 네이버 웹소설 ‘애유기’와 tvN 드라마 ‘화유기’가 상당부분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띵별 작가는 삼장이 여자로 환생한 점, 요괴 연예인들이 소속된 연예 기획사가 등장하는 점 등 항목별로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 정리하며 “오래 고민하다 결국 이대로 넘기는 건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유사성 제기에 나서게 됐다”며 “우리나라 저작권 법 상 특정 지문이나 대사가 상당 부분 일치하지 않는 이상 표절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 작품의 설정을 이렇게 그대로 갖다 써도 되는가. 법망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작가의 자존심 상, 업계의 도리 상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화유기’ 측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홍자매 작가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작품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종영한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이승기 군 제대 복귀적, 차승원, 오연서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스타 작가 홍자매의 작품 등으로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화유기’는 방송 단 2회 만에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미완성된 CG처리가 그대로 전파를 타는 방송사고가 발생한 것. 역대급 방송사고에 당시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과 함께 2회 최종본을 재편집해 내보냈다.
잠깐의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논란은 세트장 천장 샹들리에를 매달기 위해 작업하고 있던 스태프 추락사고가 알려지면서 더욱 큰 파장을 낳았다. 특히 이를 무마한 채 첫 방송을 감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언론노조와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관계자 등은 ‘화유기’ 세트장을 방문해 “천장을 지탱하는 목재와 합판 사이가 벌어져있고, 세트장 내부 이동 통로가 어둡고 비좁았으며, 바닥에 각종 케이블, 목재, 페인트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어 낙상 사고 및 화재에 취약한 구조였다”라고 전하며 “세트장을 재설치, 보강하지 않고 현장을 땜질식으로 수습해 촬영 중”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화유기’ 측은 2주간 휴방을 공지하며 “제작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촬영장에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앞선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태를 수습했다.
몇 번의 큰 고비 끝에 방송을 재개한 ‘화유기’는 초반의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성적으로 아쉬운 퇴장을 알렸다. 배우들의 호연과 달리 개연성 부족한 설정과 미흡한 CG 등은 시청자들을 이끌지 못했다. 무사히 완주를 마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겼던 ‘화유기’는 종영 후 제기된 표절 논란에 다시 한 번 이름에 흠집이 났다. tvN의 ‘기대작’의 뒷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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