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8일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사령관(해군 대장)을 만나 한미 연합훈련에서 원자력잠수함 등이 오지 않아도 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송 장관이 농담과 위로 차원으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훈련 규모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군 최고위관계자가 이 같은 발언을 해 주목된다.
송 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스위프트 사령관을 만나 “오는 4월 말에 남북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고 한미훈련이 계속될 텐데 키핑 스테이를 잘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확장억제전력이라든지 원자력잠수함 같은 것들을 사령관으로 계실 때까지는 한반도에 전개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스위프트 사령관의 임기는 5월까지다. 이에 스위프트 사령관이 “준비하고 있겠다”고 하자 송 장관은 “아니, 한반도에 오지 않고…”라고 말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기자실을 찾아 “전역하는 스위프트 사령관에게 위로와 농담을 했다”면서 “재임 중 전략자산 한반도 배치 등을 위해 고생했기 때문에 위로 차원에서 한 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합훈련은 예년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안보관계는 남북뿐 아니라 북미대화와 비핵화가 같이 나가야 한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 낙관도, 예상도 어렵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50주년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이제 한고비를 넘었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서 “비핵화의 입구는 동결이고 출구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막연한 방법을 제시했지만 앞으로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협의”라며 “미국과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화 여건이 무르익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뜻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오랜 반목과 갈등으로 인해 아물지 않은 상처가 우리 안에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 운명을 남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미국 등 국제사회와 손잡고 북한과 대화하며 한 걸음씩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초석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북특사단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큰 발걸음이 됐다”며 “남북 간 대화뿐 아니라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미투 피해자의 아픔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교회와 대한민국의 성장에는 여성들의 기도와 눈물이 녹아 있다”며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여성들의 차별과 아픔에 대해 다시 한 번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폭로가 나온 후 문 대통령이 미투 운동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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