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화된 정보 속 맥락을 찾아서
■세계의 이면에 눈뜨는 지식들(톰 스탠디지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서로 관계없어 보이지만 실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글로벌 이슈를 다뤘다. 이를테면 저자는 미국 전 국방부 장관 도널드 럼스펠드가 이라크 전쟁의 명분을 유려한 언변으로 설명하다가 도출한 개념 ‘모른다는 것조차 몰랐던 것들’이란 개념 앞에 멈춘다. 이는 꼬아 놓은 논리학 명제 같지만 생각의 저변, 앎의 근본에 가 닿아 있는 개념이다. 저자는 누가 그 생각의 도구를 정치적으로 사용하는지의 여부는 뚝 떼어 놓고 이 개념을 ‘생각-앎의 도구’로 제안한다. 1만6,500원
낯선 문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한민 지음, 부키 펴냄)=영웅뿐 아니라 영화, 피라미드, 하얀 흑인, 좀비, 귀신 등 다양한 소재로 다른 나라와 다른 나라 사람들의 마음부터 홍길동, 노벨상, 드라마, 대통령, 흙수저, 무당, 갑질, 호갱, 자존감 등으로 한국과 한국인의 마음까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던 낯선 문화와 그 너머에 숨어 있는 심리의 문제에 대해 다뤘다. 또 세계 여러 곳의 문화와 관습을 살펴보며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변화하는지 등 문화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만6,000원
‘의학계 시인’ 색스의 마지막 에세이
■의식의 강(얼리버 색스 지음, 알마 펴냄)=‘따뜻한 의학’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켰던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과학 에세이로 2015년 8월 그가 사망하기 직전 뉴욕타임스 등에 발표된 글 10편을 선별해 담았다. 그는 이 책에서 과학의 전반을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으로 하등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생물체들의 과학적 미스터리를 풀어내며, 진화의 의미, 의식의 본질, 시간의 인식, 창의력의 발현 등 과학의 심오한 주제에 대해 다뤘다. 어떤 이야기는 자전적 체험이 바탕이 됐으며, 또 어떤 이야기는 다윈, 프로이트, 윌리엄 제임스 등의 다양한 연구 사례를 풀어낸 글이다. 1만6,500원
신학·경제학 시선으로 본 불평등
■신이 된 시장(하비 콕스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신의 지위를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대 시장경제의 민낯을 종교사, 경제사, 신학 그리고 경제학을 넘나들며 철저하게 분석하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특히 저자는 신학과 경제학이라는 두 가지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바라봤다. 교회가 어떻게 부를 획득해왔는지, 예수의 가르침과 성서에서 어떻게 부의 과도한 축적을 비판하고 부의 정기적인 재분배를 시도했는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의 불평등에 대해 어떤 비판을 해왔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점점 기업화되는 교회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으로 다뤘다. 1만8,000원
실천·연대로 과학의 위험 넘어서자
■판도라의 희망(브뤼노 라투르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과학전쟁’의 포연이 완전히 가시기 전인 1999년에 출판된 책에는 소크라테스와 칼리클레스의 논쟁에 빗대어 ‘과학전쟁’을 해석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1990년대 과학전쟁의 절망과 2000년대 이후 연대를 통한 실천의 희망을 이어주고자 했다. ‘판도라의 상자’가 아닌 과학기술학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테크노사이언스가 낳은 여러 불확실성과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과 연대라는 희망의 메시지는 여전히 큰 울림을 전한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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