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방화범 침입 CCTV엔 찍혔지만 문화재청은 몰랐다

흥인지문, 움직임 감지 센서 없어 외부인 침입 확인 못해안전경비원이 24시간 감시하지만 한계 있어

9일 새벽 장모씨의 방화로 그을음이 생긴 흥인지문 문루 담벼락/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9일 오전 2시쯤 서울 종로구 보물 제1호 흥인지문(동대문)에서 방화범 장모씨에 의한 방화사건이 발생하여 흥인지문에서 근무하는 문화재 안전경비원에 의해 제압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의 신고 전까지는 외부인 침입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1시 55분 경 지나가는 시민이 흥인지문의 담장을 넘어 올라가는 신원미상의 사람을 발견하여 112에 신고하였으며, 당시 근무 중이던 문화재 안전경비원 3명 중 2명이 오전 1시 57분 경 출동하여 한명은 화재를 진화하고, 한명은 방화범을 제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화범 장씨의 침입 당시 3명의 문화재안전경비원이 흥인지문을 감시하고 있었지만, 움직임감지센서가 없어 외부인의 침입을 시민의 신고 전까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흥인지문에는 소화기 21대와 옥외소화전 1대, 자동화재탐지설비, 폐쇄회로(CC)TV, 불꽃감지기 등이 있다. 하지만 움직임감지센서가 없어 외부인의 침입은 사람이 직접 CCTV를 감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흥인지문은 12명의 안전경비원이 3명씩 조를 짜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또한 흥인지문은 24시간 조명이 켜져 있어 CCTV에 장씨가 잠긴 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화재청 측은 외부인의 침입 사실을 즉각 파악하지 못했으며 시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상황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흥인지문에는 불꽃감지기와 자동화재탐지설비가 있어 불이 나면 자동으로 인근 소방서에 연락이 가지만, 외부인의 침입은 사람이 CCTV를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 때문에 12명의 안전경비원이 3명씩 조를 짜서 24시간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는데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씨가 잠겨있는 출입문을 넘어 종이박스를 쌓은 채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영탁기자 [e-mail]

흥인지문 전경/사진제공=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