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있던 배우 조민기가 오늘(9일) 세상을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 창고 안에서 목을 매 있는 것을 조씨의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그와 연락이 닿지 않던 아내가 그를 발견해 급히 응급실로 후송했다. 조씨는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인근 병원에 도착할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5시쯤 건대병원 응급실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현재 조민기의 자살동기 등을 파악 중이다.
경찰은 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디스패치’는 조민기가 쓴 손 편지를 보도했다. 조민기는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저의 죄”라며 “너무나 당황스럽게 일이 번지고, 제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지나다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되었다”고 부끄러운 심정을 밝혔다.
이어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후배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될 수 밖에 없었다”며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
조씨는 “모멸감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 깊이 사죄의 말을 올린다. 덕분에 이제라도 저의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칠 수 있게 되어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미투 운동’의 일환으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벌어진 일이어서 그의 사망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지난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조민기는 드라마 ‘야망’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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