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외에 다른 동맹국들도 철강·알루미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제외국 선정에서 한국이 최대 ‘골칫거리(nettlesome challenge)’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내에서 동북아시아 안보의 전략적 거점인 한국과의 공조를 위해서는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중국과 더불어 관세 조치의 주요 대상국인 한국에 면제혜택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내에서 한국에 대한 안보라인과 경제라인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관세 조치에서 면제될 가능성이 높은 동맹국 호주와 달리 한국은 트럼프 정부에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안보라인은 아시아 주요 동맹인 한국의 지위를 고려해 관세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경제라인은 미국에 무역적자를 안기는 한국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WSJ는 “안보라인은 한국을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동맹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무역정책 담당자들은 값싼 중국 원자재를 가공한 철강제품을 미국에 쏟아붓는 최악의 범죄자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40만톤을 수출해 미국의 철강 수입국 상위 3위에 올랐다. 특히 미국의 관세 폭탄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되는 상황에서 중국산 철강 수입국 1위인 한국이 중국산 철강을 가공해 미국에 팔아 미운털이 박혔다.
한국과 달리 호주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서 면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열린 내각회의에서 “미국은 호주와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다. (호주는) 훌륭한 나라이자 우리의 장기적 파트너”라며 “(멕시코와 캐나다가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것처럼) 호주에도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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