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여성 차별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여 여성의 결혼 가능 연령을 현행 16세 이상에서 남성과 같은 18세 이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가 결혼 가능 연령을 남성 18세 이상, 여성 16세 이상으로 규정한 조항을 변경해 남녀 모두 18세 이상으로 하는 민법개정안을 13일 각의(국무회의)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1898년 민법 제정 후 처음으로 남녀의 결혼 가능 연령이 같아지게 된다. 민법 제정 당시 남성과 여성의 결혼 가능 연령은 각각 17세 이상과 15세 이상이었다.
일본 정부가 이런 방향으로 민법을 개정하려 하는 것은 남녀간 결혼 가능 연령의 차이가 여성의 역할을 구시대적인 편견으로 규정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여성의 고교 진학률이 낮았고 ‘여성은 빨리 결혼해 가사일을 해야 한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이 반영돼 과거 여성이 남성보다 일찍 결혼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여성의 고등교육이 일반화된 데다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한 현대에는 이런 판단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무성의 자문기관인 법제심사회는 1996년 일찌감치 결혼 가능 연령의 남녀별 격차를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한편 한국은 2006년까지 법적으로 결혼 가능한 연령이 여자는 만 16세, 남자는 만 18세였다가 2007년부터 남녀 모두 만 18세 결혼이 가능해졌다. 당시 법무부는 성차별적 요소를 없애기 위해 남녀 혼인가능 연령을 만 17세로 통일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으나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18세에 대한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자 혼인적령을 한 살 올렸다고 설명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