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곤지암>은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CNN에서 선정한 공포 체험의 성지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체험 공포. 영화 <곤지암>이 실제 공간을 놀라운 싱크로율로 재현하면서 공포감을 극대화 시키는 다채로운 미장센을 선보여 화제다.
우선 영화 속 정신병원을 4층으로 설정하고, 각 공간의 개성을 선명하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각종 자료를 토대로 실제 병원의 모습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트의 배경 그림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미술가인 시닉 아티스트까지 섭외하여 1층의 원장실, 2층의 집단 치료실, 3층의 목욕탕 등 각 공간의 설정을 완성했다. 원장실에서는 학식을 갖춘 인물로 설정된 원장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오래된 책을 찾아 일일이 찢어 바닥에 깔고, 물로 적시고, 밟아 가며 폐허의 느낌을 만들었다. 또한 집단치료실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자행했던 고문 도구에서 영감을 받아 마치 전쟁 때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 것처럼 아수라장이 된 공간으로 만들었다. 목욕탕에서는 70년대 관공서 건물 느낌으로 만들어진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 건물과 유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며 괴기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인 4층의 402호는 최대치의 공포가 폭발하는 장소로 정범식 감독만의 그로테스크한 미장센이 극대화된 공간이기도 하다. 우선 기이한 낙서들로 철문과 내부공간을 꾸며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다녀간 흔적을 구현했다. 오랜 기간 열리지 않은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402호를 미니멀한 구조로 제작, 체험단 멤버들이 들어갈 때마다 뒤틀린 공간으로 변모하며 초자연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범식 감독은 이에 대해 “각각의 공간마다 그로테스크하면서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기를 원했다. 시닉 아티스트들이 상상한 것 이상의 공간 세팅을 완성해주셔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정신병원이 완성될 수 있었다”라며 영화 속 디테일에 대한 만족도를 표현했다.
한국 공포 장르 역사에 길이 남을 디테일한 설정과 상상력으로 국내 호러 팬들에게 ‘체험 공포’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사할 영화 <곤지암>은 오는 3월 28일 개봉 예정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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