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다섯 행 이내의 짧은 글로 구성된 서동균(사진) 시인의 ‘디카시’가 교과서에 수록돼 문단의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 시적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문장을 결합한 ‘디카시’가 교과서에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출판계에 따르면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 ‘봄’은 최근 ‘미래엔 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와 ‘천재교육 고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렸다. 업계 관계자는 “시인의 작품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동시에 수록된 것은 형식에 상관없이 문학적 완성도가 높고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도 손색없는 시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동균 시인은 특이한 약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금융연수원에 재직하면서 지난 2011년 ‘시안’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이후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창작지원금을 받아 2016년 시집 ‘뉴로얄사우나’를 출간했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서동균 시인의 시에서 시적인 것은 공간의 비밀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것은 단지 공간을 재현하거나 묘사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공간 안에서 공간 너머를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다른’ 공간의 발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시인은 딸과 함께 시를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그의 큰 딸인 서현주 학생(서울미술고등학교 1학년)이 쓴 ‘바다’가 같이 수록돼 있다. 아버지와 딸의 작품이 같은 교과서에 수록된 것 역시 처음 있는 사례라고 한다. 시인은 “디카시가 더욱 대중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현장 교사들의 디카시 창작 수업을 돕기 위한 책 발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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