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 등으로 고소한 김지은씨(33)가 “더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밝혔다.
김씨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를 통해 12일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저는 평범한 사람이다.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김씨의 폭로가 정치적으로 기획된 것이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씨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막고 싶었기에 사건을 세상에 알려야 했다”며 “그 큰 권력 앞에 저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저를 드러내는 것뿐이었다”고 성폭행 피해를 공론화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어 “이후 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며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모두 듣고 있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누구보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예상했던 일이지만 너무 힘이 든다”고 언급했다.
김씨는 “저에 관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다”며 “다만 제 가족들에 관한 허위 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는 이들에게는 “미약한 제게 관심과 응원으로 힘을 보태주시는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 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피해 사실을 폭로한 뒤 6일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강간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오피스텔을 비롯해 다른 서울의 한 장소, 스위스, 러시아 출장지 등에서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9~10일 김씨는 약 23시간30분 동안 고소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안 전 지사도 9일 자진 출석해 이튿날까지 9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 측은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위력 등 강압에 의한 성관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사진=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제공]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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