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낮은 사람이 정상인 사람들보다 자살을 더 많이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 연구팀은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건강검진자료를 바탕으로 19∼101세의 한국 성인 중 낮은 혈압 또는 정상 혈압을 가진 대상자 1만708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BMC Public Health)를 통해 최근 발표됐다.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 100㎜Hg 미만의 낮은 혈압을 가진 사람에게서 자살 생각의 위험이 증가했다. 또 낮은 혈압의 기준을 95, 90㎜Hg와 같이 낮출수록 자살 생각의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혈압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연령, 성별, 가구소득, 교육수준, 흡연 등 여러 변수를 통제해 분석했다.
자살 생각에 대한 위험을 비교하면 정상 혈압보다 100㎜Hg 미만은 24% 증가했고, 95㎜Hg 미만은 43%, 90㎜Hg 미만은 74% 증가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압이 낮을수록 좋다’는 기존 인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혈압이 낮은 사람들이 호소하는 피로감, 우울감과 같은 신체·정신적 증상이 낮은 혈압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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