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잇따라 불거진 ‘미투(MeToo)’ 폭로가 더불어민주당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의혹에 휩싸인 여권 유력 인사들의 운명도 엇갈리고 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당의 만류에도 결백 입증을 위해 사직서 제출을 강행한 반면 정봉주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 보도를 정면 반박하며 시장 출마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충남지사 출마에 나선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자진사퇴 권유에 반발해 선거운동을 재개하면서 향후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閔 “어디 있건 공의 위해 헌신”
지도부 만류에도 사직서 제출
성추행 의혹 보도 이후 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힌 민 의원은 12일 국회에 국회의원직 사직서를 공식 제출했다. 민 의원은 이날 오후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미 밝힌 대로 의원직을 사퇴한다”며 “제가 한 선택으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어디에 있건 공의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은 ‘사실관계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하에 지도부가 나서 민 의원에게 사퇴 결정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사실상 민 의원의 사퇴를 반려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민 의원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결국 사퇴 강행을 선택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원 사직서는 회기 중에는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민 의원 사직서는 오는 4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鄭 “성추행한 사실은 전혀 없다”
보도 의혹 일축…시장 출마 강행
정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한 사실은 전혀 없다”면서 서울시장 출마 포기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복당을 신청하고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던 정 전 의원은 최근 한 인터넷 매체 보도를 통해 2011년 말 여대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정 전 의원은 해당 매체가 특정한 성추행 시간과 장소에 없었을뿐더러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과는 “단둘이 만난 적이 한 차례도 없다”며 성추행 의혹을 일축했다.
朴 “네거티브 공작 굴복 안한다”
당은 자진사퇴 권유…마찰 예상
여성 당직자 특혜공천 및 불륜 의혹이 제기된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본인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자진사퇴 권유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당 지도부가 직접 박 후보를 만나 자진사퇴를 권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박 후보의 후보직 적격 여부를 심사한 검증위원회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당 지도부는 사실상 사퇴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그러나 박 후보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이후 중단한 선거운동을 이날 오후부터 재개하면서 지도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박 후보는 “미투 운동과 개인사를 가공한 흑색선전은 분명히 다르다”며 “네거티브 공작에 굴복하지 않고 도민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조만간 당 검증위를 열어 예비후보 자격을 강제 박탈하는 방안까지도 검토되고 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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