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조만간 체포될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면서 좌파 노동자당(PT)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 지도부는 룰라 전 대통령 체포·수감이 부활절(4월 1일) 이전에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글레이지 호프만 노동자당 대표는 전날 룰라 전 대통령이 조만간 체포·구금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룰라 전 대통령에게 일어나는 일은 브라질에서 전례가 없는 사건이며 헌법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프만 대표는 이어 “룰라 전 대통령이 수감되는 상황을 팔짱만 끼고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면서 룰라 체포·수감에 반대하는 캠페인과 시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 1월 말 2심 재판에서는 12년 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룰라의 변호인단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법부에 요청했으나 연방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문제는 앞으로 연방대법원에서 다뤄질 예정이며, 연방대법원에서도 불구속 요청이 거부되면 체포·수감을 피하기 어려워지며 올해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이 수감되더라도 그를 대선후보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룰라는 지지율 선두를 고수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가 치러져도 룰라가 모든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것으로 분석됐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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