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차벽을 칠 필요도 없네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된 14일 오전 중앙지검 청사를 둘러보던 경호인력들이 나눈 대화 일부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출발해 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하기까지 그를 응원하러 모인 지지자는 모두 합쳐 20여명에 불과했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환됐을 때는 자택에만 200여명의 지지자가 몰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응원했고 청사도 수백명이 에워싼 채 경찰 병력과 대치했다.
검찰이 안전을 위해 민원인 출입을 통제하면서 이날 서울중앙지검 일대는 취재진과 경찰 기동대원, 검찰 직원들만 북적였다. 이 전 대통령이 지검에 도착한 오전9시22분을 전후해 지지자 20여명이 지검 입구에 모여 단발성 시위를 벌였다. 이날 서초동에서 거의 유일했던 MB 지지 시위다. 이들은 “문재인은 정치보복을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와 함께 “문재인 탄핵”을 외쳤다. 하지만 몸싸움 등 폭력사태는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자도 소수에 그쳤다. 노동당은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관계자 몇 명만 참여했다. 이밖에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관계자 십수명도 진보민중단체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외쳤다.
경찰은 이날 병력 500명을 청사 주변에 배치했다. 앞서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을 당시 경찰은 지지자들의 시위가 격렬해질 것에 대비해 삼성동 자택에 병력 960명을 보냈고 서울중앙지검 일대에도 1,920명을 배치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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