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서 도매 및 소매업 고용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용 감소에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쳤을지 주목된다.
통계청이 공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08만3,000 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4,000 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도매 및 소매업 고용은 9만2,000 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 및 소매업은 도매·소매·자동차 판매 등 모든 세부 분야에서 취업자 수가 줄면서 2016년 5월 9만4,000 명이 감소한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민감한 숙박 및 음식점업도 고용이 위축된 상태다. 지난 2월에는 2만2,000 명 감소해 9개월째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앞서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이 적용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5만 8,000 명)으로 감소해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게다가 올해 1월에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이 오히려 일자리를 잃는 ‘최저임금의 역설’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비자발적 실업 추이를 보여주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15만2,000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2.2%인 3만7,000 명 증가했다. 당시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와 증가율은 고용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래로 최고 수치다.
통계청은 도·소매, 숙박·음식업 고용 감소와 최저임금 인상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계청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고용 부진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등 다양한 요인이 혼재돼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최저임금의 영향만 따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고용 감소가 최저임금 인상과 연관된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고용부는 지난 2월에 비자발적 실업 추이를 보여주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8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인 3,000명 줄어든 점을 증거로 내세웠다.
고용부 관계자는 “숙박·음식업이 9개월째 고용이 감소한 것은 산업 수요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며 “사드 배치 영향으로 중국 특수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매업은 상용직 고용이 증가했으며, 소매업은 혼자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대거 줄었기 때문에 최저임금 여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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