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세기 수세식 화장실 유적 발견으로 화제를 모았던 경주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사적 제18호) 주변 지역의 발굴 조사가 재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시행했던 경주 동궁과월지 조사지역과 동해남부선 철길로 단절됐던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15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아울러 1970년대 한차례 조사가 이뤄졌던 연못 서편 건물지와 인근의 미조사 구역에 대한 보완조사도 병행한다. 발굴 조사는 12월까지 예정돼 있으며 결과에 따라 더 이어질 수도 있다.
박윤정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철길 너머 안압지랑 인접한 지구인 ‘나’ 지구를 정밀 조사할 계획”이라며 “아직 ‘동궁’이라는 존재가 문헌에서만 언급된 상태라 위치조차도 특정이 안 되는 상황인데 이번 발굴을 통해 동궁의 범위와 월지와의 관계를 알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동궁의 경우 태자의 교육을 위해 임금이 기거하는 궁의 축소판이 들어 있다”며 “신라의 동궁 역시 그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관련된 유물이나 유구가 출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 동궁과 월지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직후인 674년 세워졌다. 신라 태자가 살았던 동궁과 주요 관청이 있었다. 1975년 문화재청의 전신인 문화재관리국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이 처음으로 조사했다. 첫 조사 당시 인공 연못, 섬, 동궁 관련 건물지 일부가 발굴됐으며 3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2007년부터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동궁과 월지 북동쪽을 조사 중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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