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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美 투자 3배 늘고 무역흑자는 23% 뚝

초라해진 한미FTA 성적표

한미FTA 개정 3차 협상서

교역 관련지표 잘 활용해야

대미 무역수지가 5년 만에 200억 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산 수입을 늘려가며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구를 이행한 결과지만 철강, 세탁기 등 한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폭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개정협상에서 급격히 줄어든 대미 흑자 등을 근거로 미국의 무역 보복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 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4일 발표한 ‘한·미 FTA 발효 6년차 교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분야 대미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대비 23.2% 감소한 179억달러를 기록했다.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152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후 역대 최저치다.





무역흑자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의 대표 사례로 언급해왔던 자동차 분야에서의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6.4% 감소, 자동차 부품은 16.1% 감소했다. 자동차와 함께 3대 대미 수출 효자 상품인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17.4%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대미 수입액은 전년 대비 17.4% 증가한 507억 달러로 FTA 발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입은 119.3% 증가했고 액화천연가스(LPG) 55.9%, 쇠고기 20.4%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늘어났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의 경우 지난해 호주산을 제치고 한국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투자에서도 한국의 대미 투자는 늘어난 반면 미국의 한국 투자는 감소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투자는 송금기준 152억 9,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8.5% 증가했다. FTA 발효 첫해 57억 달러로 시작해 3배 가까이 증가한 결과다. 반대로 미국의 한국 투자 규모는 9.9% 줄어든 12억 1,000만 달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한국 입장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미 교역의 모든 지표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부는 오는 15일 미국과 한미 FTA 3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도 미국의 무역확장법에 따른 철강 관세부과, 세탁기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 등 미국의 통상압력 조치 등을 해소하기 위한 우리 측의 요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내영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호황,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한미FTA 효과 등에 따른 대미 수입 증가와 미국의 수입규제로 인한 대미 수출 부진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지난 2년간의 대미 무역흑자 감소세를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협상에서 대미 무역 흑자가 줄어든다는 것을 설명해왔다”며 “미국도 한미 FTA 이후 교역 흐름을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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