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전기자동차 생산공장을 16곳으로 확대하고 연간 판매량 300만대를 달성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배터리 생산 지연으로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전기차 업계의 선두주자 테슬라를 직접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이날 “2022년까지 중국과 미국 등에 전기차 공장을 16곳으로 늘리고 2025년부터 연간 판매량 300만대를 달성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전기차·하이브리드 모델 80종을 매달 선보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벤틀리·람보르기니 브랜드 등을 이끄는 마티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미디어콘퍼런스에 참석해 “모든 브랜드와 지역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기차 군단을 제공할 것”이라며 “2019년부터 거의 매월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까지 출시되는 80종은 전기차 모델 50종, 하이브리드 모델 30종이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그룹은 기존 미 테네시주의 폭스바겐 채터누가 공장 외에 중국 내 5개 생산공장과 유럽 내 3개 공장 등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뮐러 CEO는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 규모인 전기차 판매량 300만대 목표 달성을 위해 500억유로를 배터리 부문에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며 “중국 CATL, 한국의 삼성SDI·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2015년 배출가스 인증 조작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폭스바겐이 전기차 분야에서 파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 미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는 사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지난해 6월 383.45달러까지 치솟았던 테슬라 주가는 배터리 생산 문제로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13일 현재 341.84달러까지 추락한 상태다. WSJ는 “테슬라는 모델3의 생산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폭스바겐그룹은 이미 100개 이상의 공장과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