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방글라데시 항공사 유에스-방글라 에어라인 소속 여객기 추락사고 사망자가 51명으로 늘어났다고 네팔 일간 히말라얀타임스 등이 14일 보도했다.
네팔 내무부는 사고 당일 전체 탑승자 71명 가운데 승무원 4명 전원을 포함해 49명이 사망했으며 이후 카트만두 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부상자 22명 가운데 방글라데시 승객과 중국인 승객 등 2명이 더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지금까지 26명이 사망한 방글라데시는 이날 내각 회의를 열고 15일을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또 16일에는 이슬람 사원, 힌두교 사원, 불교 사원, 기독교 교회 등 종교를 막론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기도를 하기로 했다.
네팔 정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야기아 프라사드 가우탐 전 네팔민간항공국(CAAN) 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당국은 이미 여객기 잔해에서 비행 자료 기록장치를 회수해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사고 직전 공항 관제소와 사고기 조종사들이 착륙 허가를 놓고 나눴던 교신 내용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공항 관제소 측과 항공사 사이에 때 이른 책임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유에스-방글라 에어라인의 임란 아시프 최고경영자(CEO)는 “카트만두 관제소의 잘못된 신호가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관제소와 조종사 간의 대화를 들어보면 관제탑이 조종사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네팔 측은 사고기가 남쪽 활주로 쪽으로 착륙을 허가받았는데 북쪽 활주로 쪽으로 착륙을 시도했다면서 사고기 조종사가 활주로 방향을 혼동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태도를 보인다.
네팔 유일의 국제공항인 트리부반 공항 자체의 지형과 시설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조종사들은 트리부반 공항이 해발 1천338m의 좁은 계곡에 있는 데다 하나의 활주로만을 보유하고 있어 이·착륙하려는 항공기가 몰리면 위험이 크고 레이더 등 관제 시설도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네팔 국가인권위원회도 자국 항공안전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며 이번과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관계 당국에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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