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생지옥’이 된 수도 동쪽 반군 지역에서 이틀간 주민 약 170명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4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구타에서 주민 25명이 도시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도 이날 알와피딘 검문소를 통해 동구타 주민 수십 명이 버스를 타고 진료소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에는 환자를 포함한 147명이 동구타를 벗어났다고 dpa통신이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틀간 주민 이송은 동구타의 양대 반군조직 중 ‘자이시 알이슬람’과 러시아 사이 합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타 반군은 철수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제2 도시 알레포나 제3 도시 홈스와 마찬가지로 철수가 일단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27일부터 ‘인도주의 통로’를 설치하며 주민 대피를 종용했으나 최근까지 이 경로를 이용한 주민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번 대피에 대해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대표는 13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반정부 진영 사업가가 협상을 중재했다”며 “유엔은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0만명이 사는 반군 지역 동구타는 시리아군에 의해 최근 세 동강으로 쪼개졌으며, 이에 따라 반군 조직의 전력이 급격히 약화했다. 지난달 18일 동구타에서만 민간인 1,1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집계했다. 다른 반군 조직 ‘파일라끄 알라흐만’이 통제하는 지역에서는 이날도 시리아·러시아군의 집중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주민 2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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