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 ‘오벤져스’가 8년 만에 동계패럴림픽 4강에 진출했다. 그것도 예선 1위로 올라가 메달 희망을 한껏 부풀렸다.
세계랭킹 7위의 대표팀은 1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계속된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예선 10차전에서 세계 5위 영국을 5대4로 꺾었다. 오후에는 세계 2위 중국마저 7대6으로 잡아 예선을 9승2패로 마쳤다. 캐나다도 똑같이 9승2패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12팀 중 1위를 차지,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8년 만의 메달 획득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한국은 16일 오후3시35분 준결승을 치른다. 이기면 은메달 확보다.
영국전은 마지막 8엔드에 승부가 결정된 짜릿한 경기였다. 4대4에서 정승원(60)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영국 스톤 2개가 하우스 내에 포진한 상황에서 정승원의 딜리버리스틱을 떠난 스톤이 절묘한 드로를 그린 뒤 하우스 중앙에 안착했다. 승부를 결정짓는 ‘위닝샷’이었다. 중국전도 극적이었다. 3대5로 역전당한 뒤 6엔드에 6대5로 재역전한 한국은 7엔드에 1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6대6 동점이던 8엔드에 1점을 뽑으며 예선을 마무리했다.
5명의 성이 모두 달라 오벤져스로 불리는 대표팀 스킵 서순석(47), 리드 방민자(56), 세컨드 차재관(46), 서드 정승원·이동하(45)는 이제 메달 사냥을 위해 다시 출발선에 선다.
정승원은 휠체어 손잡이에 승리를 위한 문구를 적는 것도 모자라 멘털코치가 만들어준 ‘심리기술 카드’를 늘 몸에 지니고 다닌다. ‘나는 프로페셔널이다’ ‘100% 현재 집중된 샷을 하자’ ‘지금 주어진 이 샷뿐이다’ ‘그동안 흘린 피눈물을 잊지 말자’ 등이 카드에 적혀 있다. 정승원은 ‘안 죽을 만큼 엎드려라’는 글귀를 생각하면서 바짝 엎드려 최대한 정교한 샷을 시도했다고 한다.
한편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에 0대7로 졌다. 대표팀은 17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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