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교체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 발표 이후 고위직 물갈이가 본격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안보라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예스맨’으로 채워지고 있어 대화 분위기를 흐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맥매스터 보좌관의 대체자를 물색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융통성이 없고 그가 하는 브리핑은 너무 길고 관련성도 없다고 불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NSC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맥매스터 보좌관 경질설을 일축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맥매스터 보좌관의 경질을 주도한 사람이 켈리 비서실장이라고 전했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이자 백악관 군기반장인 켈리 비서실장은 러시아·이란 핵 합의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맥매스터 보좌관을 못마땅하게 여겨왔다는 것이다. NYT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켈리 실장이 대통령보다 더 재촉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맥매스터 보좌관 후임으로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 대사와 키스 켈로그 NSC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켈로그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출장에 여러 차례 동행한 인물이다.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볼턴 전 대사도 종종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조언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맥매스터 보좌관 외에 백악관과 행정부 고위직 교체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아내를 동반하고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와 구설에 오른 데이비드 셜킨 보훈장관은 경질 1순위로 꼽힌다. 백악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 맏딸 이방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갈등을 빚었던 켈리 비서실장의 교체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인사태풍설’은 “매우 과장되고 틀린 이야기”라면서도 “항상 변화는 있을 수 있다. 당신들도 변화를 원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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