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이로써 이윤택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문화계 인사 중 가장 먼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여성청소년특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이윤택을 서울 종로구 청사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취재진 앞에 선 이윤택은 “피해 당사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피해자가 몇 명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서는 “지금 누가 (고발을) 했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잘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또 이윤택은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리허설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연습이 아니라 준비 과정이었다”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대처한 것인데 리허설 연습이라고 왜곡됐다. 진심으로 한 말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이윤택은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및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이윤택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없었다”고 해명하며 사죄했다. 하지만 이후 이윤택과 극단 주요 인사가 기자회견을 리허설 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한편 경찰은 지난 5일 이윤택에 대한 출국 금지를 요청하고 수사를 벌여왔으며, 지난 11일에는 서울 종로구 이윤택의 주거지와 경남 밀양시 연희단거리패 본부 등 4곳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자료 등을 확보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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