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73%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한 것으로 출구 조사 결과 나타났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전(全)러시아여론연구센터(브치옴)의 출구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65)은 73.9%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0% 개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75%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엘라 팜필로바 중앙선관위 위원장은 투표 뒤 기자회견에서 “심각한 규정 위반은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의 독립 선거감시기구 ‘골로스’(목소리)는 2,500건 이상의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모스크바 시내 마네슈 광장에서 열린 크림병합 4주년 기념 콘서트 집회에 참석해 유권자들의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푸틴은 “나는 여러분 팀의 일원이다. 우리에게 이렇게 강력한 수백만 명의 팀이 있는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극동 추코트카주와 캄차카주에서부터 시작된 대선 투표는 서부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주의 투표소가 문을 닫으면서 모두 종료됐다. 모스크바 시내 로츠델스카야 거리의 학교에 차려진 제90번 투표소에서도 오전부터 투표하러 나오는 주민들이 줄을 이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모스크바 레닌스키 프로스펙트 거리의 과학아카데미(학술원) 건물에 차려진 투표소에 나와 한 표를 행사했다. 푸틴은 투표 뒤 기자들에게 “내가 러시아를 위해 제시한 프로그램(선거공약)이 올바른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에서 18세 이상 선거권을 가진 전체 유권자는 약 1억1,000만 명이다. 후보론 4기 집권에 도전하는 푸틴 현 대통령(65)을 포함해 모두 8명이 나섰다. 현지에선 투표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65~69%의 압도적 예상 득표율을 선보인 푸틴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일 오전 10시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대선에서 선출되는 대통령의 임기는 6년이다. 2000~2008년 2기를 연임하고 총리로 물러났던 푸틴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해 3기 집권에 성공했고 이번 대선에서 4기 집권에 도전했다. 예상대로 푸틴이 승리해 2024년까지 통치하면 모두 20년을 크렘린 궁에 머물게 된다. 푸틴은 30년 이상 권좌를 누린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의 두 번째 장기 집권자가 된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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