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 현 인민은행 부행장이 차기 인민은행장에 오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친시장 개혁을 이끌 차기 인민은행장에 이 부행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들이 18일 오후 이 부행장의 행장 지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행장의 지명은 19일 오전 전인대 회의에서 승인될 예정이다.
그동안 차기 인민은행장 후보로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유력하게 거론돼왔다. 류 주임은 19일 부총리로 승격될 예정이다. 류 주임은 부총리로서 인민은행과 다른 금융기관들을 총관리·감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우샤오촨 현 인민은행장은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저우 행장은 지난 1월 말 중국 인민 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위원 명단에서 제외돼 퇴임이 확실시됐다. 올해 70세를 맞은 저우 행장은 2002년부터 15년 이상 인민은행장을 역임해 중국의 최장수 중앙은행장으로 꼽혀왔다.
이 부행장은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6년간 인디애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부행장은 저우 행장과 함께 그동안 시장 중심 개혁을 이끌어왔으며 최근에는 금융시장의 위험을 억제하는 데 주력해왔다. 또 지난 4년간 시진핑 주석의 경제 고문 그룹에 참여해 시 주석의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에 능통해 국제통화기금(IMF) 총회나 여러 국제회의에서 각국의 경제 관료들과의 소통에도 적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부행장은 인민은행장으로서 금융시장 개혁과 국내 투자 촉진에 힘쓸 전망이다. 최근 중국 지도부는 은행과 보험 감독 당국을 통합하고, 이들 기구의 규제와 감독 권한 일부를 인민은행으로 이관해 인민은행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이 부행장은 지난주 전인대 기간 기자회견에서 “자본 계정을 자유화하고 외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더욱 용이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이 지속해서 개방됨에 따라 위험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앞으로 금융위험 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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