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만난 서은수는 앞서 ‘질투의 화신’ ‘낭만닥터 김사부’부터 ‘황금빛 내 인생’까지 출연작들이 줄곧 화제를 이끈 것에 대해 “내가 작품 운이 굉장히 있는 것 같다. 거기에 인복도 있는 것 같아서 축복 받은 것 같다”며 “40%가 넘는 드라마에 출연해서 이름과 얼굴을 알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인 것 같다”며 겸연쩍어했다.
사실 배우를 마음먹은 학창시절, 서은수는 처음부터 집안의 반대에 맞서야 했다. “부모님이 예전엔 내 팔다리가 길어서 한국무용을 시켰던 적이 있다. 이후엔 부산에서 직장 다니면서 편하게 거기 있으라더라. 그 높은 벽을 네가 뚫을 수 있겠느냐고. 그런데 나중엔 설득되셔서 적극적으로 편을 들어주셨다.”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배우가 꿈이었다. 한 번도 꿈을 바꿔본 적이 없었다. 계기가 됐던 게 딱 없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간절했다. 지금은 꿈을 이룬 것 같다. 남들 앞에 서서 뭔가를 보여주는 게 좋았다. 보여줄 사람이 없어서 부모님 앞에서 연기하고 녹음하고 동영상 찍어서 연기 연습을 했다. 이후 연기학원을 갔다. 어릴 때 드라마도 많이 보고 성대모사도 많이 했다.”
그렇게 배우가 되길 꿈꿨던 서은수는 스스로 배우로서의 장점을 “진짜 감정으로 연기하는 것”이라 자부했다. “나는 매 신을 정말 느껴서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눈물 신이 있으면 오래 전부터 집중을 하고서 연기한다. 가짜로 연기를 못 한다. 우는 신을 연기할 때는 얼굴이 붓고 못생겨질 정도가 돼도 연기한다.”
모든 출연진에게 그렇겠지만 서은수에게도 이번 ‘황금빛’이 차지하는 의미가 남달랐다. 극중 서지수는 그가 처음부터 너무나 간절하게 연기하고 싶었던 인물이었다. “바라던 역할을 하게 됐는데, 그 힘을 가지고 끝까지 연기했다. 하면 할수록 지수가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 그래서 연기하기 어렵기도 했고 매일 매일이 과제였다. 그렇게 대본을 고민할 수 있었던 건, 소현경 작가님의 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수 역할에 대해 감정선을 지문까지 자세하게 써주셔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고 매회 기다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작품으로 서은수라는 이름과 얼굴을 업계에도 크게 각인시킨 서은수는 최근 부쩍 많아진 러브콜에 차기작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그러면서 좋은 캐릭터가 있을 때까지 초조해하지 않으려 한다고. 서은수는 “다음엔 지수와 반대인 캐릭터를 연기 하고 싶다. 아직 해본 게 얼마 없어서 다 해보고도 싶다. 일단 밝고 유쾌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 로코, 사극, 청춘물 등 다 좋다. 내가 할 수 있고 자신감이 붙는 캐릭터면 무조건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 작품마다 그 캐릭터로 보이고 싶다.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서 그 캐릭터마다 다양한 성격을 경험해보고, 나중엔 내 얼굴에 다양함이 묻어났으면 좋겠다.”
서은수는 스스로를 “꿈이 많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일욕심이 굉장히 많아 뭔가를 하고 있어야 안정하는 스타일이라고. 이번 ‘황금빛’으로 조명 받은 것이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내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항상 배우고 싶다. 그래서 지금까지 2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앞으로도 나는 쉴 생각이 없다. 올해도 열심히 일하려 하는데 ‘소은수’로 이름을 바꾸고 싶을 정도다.(웃음) 꾸준하게 연기를 계속 하고 싶고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서은수의 일상을 좀 더 들여다봤다. 좋은 음악 모으기를 좋아한단다. 쉴 때는 블루투스로 무조건 음악을 듣는다며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임을 밝혔다. “천호진 선생님께서 ‘연기하다보면 울적한 순간이 올 거야. 취미를 만들어. 약속해’라고 말해주셨다. 굉장히 다양한 노래를 좋아하는데 이소라, 김동률, 성시경 노래는 매일 듣는다. 특히 이소라의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 그러다 기분에 따라 힙합, 재즈를 듣기도 한다. 걸어 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평소에 즐겨보는 예능에도 나가보고 싶다는 서은수는 “tvN ‘삼시세끼’처럼 함께 고생하는 프로를 해보고 싶다. MBC ‘무한도전’과 tvN ‘윤식당’, JTBC ‘아는형님’도 좋아한다”며 이달 말 ‘무한도전’ 종영에 대해서는 “완전 초반부터 봤는데 아쉽다. 마음속에는 아직 유느님이 자리 잡고 있다”고 씁쓸함을 전했다.
가족 얘기로 넘어가자 서은수는 신혜선과 동갑인 친언니가 있다고 밝히며 “분신 같은 사이”라고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내 모든 걸 다 안다. 심지어 아침에 뭐 입을지도 공유한다. 고민, 채찍질, 위로 다 언니가 해준다. 조카 이름이 지안이어서 이번에 지안 역을 맡은 혜선 언니와 더 친해진 것 같다. 심지어 이번 대본을 언니와 맞췄는데 그 느낌이 되게 좋더라. ‘내가 언니 입장이 돼 보니까 그 마음을 알겠더라’는 대사를 보고서는 눈물이 막 났다.”
마지막으로 서지수는 이번 작품을 시청해준 팬들에게 감사함을 아끼지 않았다. “‘황금빛 내 인생’을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해서 다시 따뜻해진 봄까지 함께 봐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지수를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정말 정말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황금빛의 서지수가 아닌 배우 서은수로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기대 많이 해 주시기 바란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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