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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훈련 '로키 모드'...남북·북미정상회담 때문?

독수리훈련 기간 줄이고 '방어적 성격' 강조

美전략무기·군병력 공개 안해 北자극 최소화

키리졸브 동원하는 美증원군 규모도 줄일듯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가 한미연합훈련을 ‘로키’(low-key) 진행하기로 밝힌 20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주한미군의 수송차량들이 훈련지역에 전개 후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으로 한 달가량 연기됐다가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연례 한미 연합훈련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20일 한미 독수리(FE)훈련은 내달 1일부터 한 달가량, 키리졸브(KR)연습은 내달 23일부터 2주가량 각각 실시한다고 밝혔다. 독수리훈련 날짜는 발표됐지만 키리졸브연습 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예년과 달리 키리졸브연습 일정을 비공개하는 등 전반적인 훈련 상황이 ‘로키(low-key)’로 진행되는 것은 4월 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안보정세가 급변하는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한미 군 당국이 이번 훈련을 두고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되는 방어적 성격의 연습”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국가 중요시설 및 주요 병참기지 방호, 해상 기뢰제거, 쇄빙 등의 훈련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쇄빙과 관련한 연합훈련은 올해 처음 실시된다.

미국의 전략무기와 우리 군의 핵심무기를 공개적으로 동원해 북한의 중요시설 및 전략무기 시설을 가상 정밀타격하는 연습은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키리졸브연습에서는 북한의 전면전에 대비해 한미연합사작전계획(작전계획 5015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가 동원하는 양국 군 병력과 장비 규모를 자세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주목할만하다. 훈련은 정상적으로 시행하되 한미 양국이 모두 북한과의 대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작년 독수리훈련에는 주한미군과 해외 증원군을 포함, 모두 1만여명의 미군 병력이 동원됐다. 당시 우리 군 병력은 30여만명이 참가했다. 전쟁 시나리오별 시뮬레이션 위주로 이뤄지는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연습에도 외국에서 들어온 증원전력을 포함해 약 1만3,000명의 미군이 투입됐다.

이번 독수리훈련은 예년보다 훈련 기간이 한 달가량 줄었으며, 키리졸브연습에 동원되는 미군 증원군 규모도 최소화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 강조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독수리훈련은 훈련 목적과 성과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특히 한미의 전투준비태세 능력 강화에 바탕을 두고 목적과 필요에 따른 상황을 반영해 실시할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평창올림픽 등 현재의 안보 상황을 고려해 한미 협의로 훈련 일정을 조정한 것도 주요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한미 국방장관은 올림픽 정신에 기초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엔군사령부는 관례대로 연합훈련 일정과 목적을 북한 측에 통보했다. 북한군과 유엔사간 판문점 직통전화가 아직 불통인 탓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핸드마이크를 이용해 훈련 일정과 이번 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는 점을 북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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