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폭행을 못 견뎌 헤어지자는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삭발시키고 둔기로 마구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아내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부 모두 정신질환이나 정신지체 장애가 있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중상해 혐의로 A(25·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9일 정오께 경기도 자택에서 더는 폭행을 견디기 힘들다며 헤어지자고 하는 남편 B(23)씨를 마구 폭행해 전치 21일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별을 요구하는 B씨에게 강제로 수면제를 먹이고 미용실에 데려가 강제로 삭발시켰다. A씨는 둔기와 주먹으로 B씨의 머리 등도 10여차례 때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내에게 맞은 B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리면서 폭행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B 씨는 고향인 부산으로 와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해 7월 정신질환자 등이 정보를 주고받는 SNS 모임을 통해 만났다. 두 사람은 경기도에서 동거하다가 지난 1월에는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혼인신고를 하려고 동사무소를 찾은 부부는 보증인이 없어 혼인신고를 거절당하자 즉석에서 동사무소 방문객을 설득해 보증인으로 세우고 혼인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 A씨는 상습적으로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정신질환이 있는 A씨는 남편 폭행 사실이 알려진 뒤 자살을 시도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A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경찰은 병력 등을 고려해 중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