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폐지 반대운동을 벌여온 천주교가 100만여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지와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전달한다.
20일 천주교 주교회의에 따르면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한 100만9,577명의 서명지와 낙태죄 조항의 위헌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을 기각해 달라는 탄원서를 오는 22일 오후 3시 30분 헌법재판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 주교회의 사무처장 김준철 신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지영현 신부가 동행한다.
주교회의는 작년 12월3일부터 지난 1월31일까지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해 100만9,577명의 서명을 받았고, 지난 2월16일부터 3월18일까지 ‘제2차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주교회의는 탄원서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 행복추구권 등이 인간답게 살 소중한 권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것들이 생명권과 충돌된다면 당연히 생명권이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할 것”이라며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직접 죽이는 낙태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낙태죄 폐지는 궁극적으로 여성의 정서적,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인간 성의 본질적 의미를 왜곡시킨다”며 낙태죄 폐지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아이와 산모를 보호해야 할 남성의 책임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잉태된 생명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모든 임산부모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는 다음달 24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의사 A씨가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의 공개변론을 열 예정이다. 헌재는 지난해 2월 이 사건을 접수해 1년1개월째 심리 중이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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