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이미 어린이보험에 가입된 비율이 60%를 넘었다. 이는 ‘하나 낳아 잘 기르기’ 풍조와 맞닿고 특히 산모의 고령화 등으로 태아의 선천성 질환이 증가한 점도 태아보험 가입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사의 어린이보험에 가입한 태아는 지난해 모두 23만8,10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통계치 26만8,179명에 견줘 3만71명(11.2%) 줄어든 수치지만 전체 출생아 수 대비 보험에 가입한 태아의 비율을 집계하면 2016년 66.0%에서 지난해 66.6%로 소폭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0만6,243명에서 지난해 35만7,700명으로 감소했다.
해당 연도 출생아 수가 그해 태아의 수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략 태아 3명 중 2명은 이미 보험에 가입돼있는 셈이다. 어린이보험은 출생 전후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어린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질병, 상해, 사고, 학교폭력 등 자녀에게 닥칠 위험과 자녀가 타인에게 손해를 끼쳐 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에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임신 중에 아이가 선천성 기형이나 저체중 등이 우려된다면 어린이보험의 태아 가입특약을 통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임신중독증, 임신·출산 질환 등 산모의 위험도 보장받을 수 있다. 단, 실제 혜택은 태아가 태어났을 때부터 받는다. 민법에서 인간은 출생 이후를 말하므로 태아는 보험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으나 보험에는 가입할 수 있다.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부모가 보험에 가입시키는 것은 저출산에 따른 하나 낳아 잘 기르기 풍조와 관련이 깊다. 특히 산모의 고령화와 다태아 출산 증가로 저체중아, 기형아 등 선천성 질환 증가한 점도 태아 보험 가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저체중이나 선천성 질환을 갖고 태어나면 막대한 병원비가 들기 때문이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에게서 태어난 출생아의 비중은 지난해 29.4%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07년 13.1%의 2배 이상으로 급증한 수치다. 전체 출생아 중 몸무게가 2.5kg 미만 저체중아의 비중은 2006년 4.4%에서 2016년 5.9%로 증가했다. 현대해상의 한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가입을 출산준비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미리 가입하려는 산모들이 많다”며 “선천성질환과 출생과정의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 태아 때부터 보험 가입을 서두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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