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극본 박필주, 연출 윤창범, 제작 지앤지프로덕션)에서 해외 의료 봉사에 앞장서는 내과전문의 정은태 역을 맡은 이상우. 젠틀한 매너남 이미지가 강했던 그가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화통하게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주말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지난 방송분에서 해외에서 의료 봉사를 하던 은태는 병원 이사장인 매형 연찬구(최정우)의 부름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국의 슈바이처 정덕현 선생의 아들로 2대 슈바이처로 불리는 인물이지만, 모든 인터뷰를 거절해 그에 대해 알려진 건 없다. 은태를 병원 홍보에 이용하고 싶은 찬구의 말에 따르면 “살인자라도 치료하고 사형시키자는 그야말로 인본주의 그 자체”인 인물.
하지만 실제로 본 그의 모습은 ‘리틀 슈바이처’라는 소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내에서 진상을 부리는 환자에게 비타민제를 놔주며 진짜 비명 지르기 싫으면 조용히 하라고 제압했고, 기자를 데리고 공항까지 마중 온 매형을 “비행기에서 사고를 쳐서 기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며 돌려보냈다. 꾀병 환자에게 주사를 놓은 은태를 의심하는 의사에게는 “비행기 안엔 아이, 엄마, 노인들도 있었다. 내가 취한 조치는 그 승객들을 위해서였다”고 답해 정은태가 어떤 의사인지를 짐작케 했고, 이어 능청스러운 말투로 “나도 잠 좀 자고. 두루두루 좋잖아요. 그게 의술이죠”라고 덧붙여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란 걸 예고했다.
또한 상처에 약을 바르고 있는 박유하(한지혜)를 본 은태. 어디선가 드레싱 키트를 가져와서는 본격적으로 상처를 치료하려는 은태가 부담스러운 유하에게 “난 지금 환자분 발바닥 상처 외에는 관심 없다”며, “다리 예쁜 건 아니까 발바닥 좀 보여달라”는 능청스러운 멘트까지 던졌다.
종잡을 수 없는 정은태의 매력은 병원에서 만난 의료진들의 반응 때문에 궁금증을 더했다. 드레싱 키트와 휠체어를 서슴없이 가져다 쓰는 은태에게 한마디 하려던 전문의는 은태의 얼굴을 알아보곤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한 간호사는 은태가 지나가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 오랜만이라는 은태의 인사에 못 볼 걸 봤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강과장(이칸희)은 “이사장이 진짜 정은태를 데려왔네?”라고 혼잣말을 하며 의아한 듯 그를 바라봤다. 그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의료진에게 그는 ‘리틀슈바이처’가 아닌 ‘미친개’였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
제작진은 “은태가 병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스스로 ‘다 옛날 철 없을 때 얘기야’라고 말하지만, 그의 진면목(?)이 발휘될 예정이다. 첫 주보다 더 다양한 매력이 발산될 것이다.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같이 살래요’, 매주 토, 일 저녁 7시 55분 KBS 2TV 제3회 방송.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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