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운용회사인 블랙스톤의 창업자이자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피터 G 피터슨이 향년 91세에 노환으로 별세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1926년 미국 네브래스카에서 그리스 이민자의 자녀로 태어난 피터슨은 지난 세기 정치권과 기업계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지난 1960년대 영화 카메라 생산 업체인 벨앤드하월의 CEO로 이름을 알린 그는 1970년대 초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 합류해 1972~1973년 상무장관을 지냈다. 장관에서 물러난 후 1973년부터 리먼브러더스 CEO를 맡았고 1985년에는 리먼브러더스에서 함께 일한 스티븐 슈워츠먼과 사모펀드 운용회사 블랙스톤그룹을 공동 창업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4,340억달러(약 464조원)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운용회사다. 피터슨은 2007년 블랙스톤을 상장하며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고 보유한 재산이 20억달러에 달한다.
노년에는 사회공헌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2007년 10억달러를 기부해 자신의 이름을 딴 ‘피터 G 피터슨 재단’을 설립하고 재단을 통해 국가 채무와 연방정부 적자, 사회보장 정책 및 세금 정책과 관련된 재정의 지속 가능성 문제를 해소하는 데 힘썼다. 특히 그는 미국 정부의 파산을 막기 위해 부유층의 혜택을 줄이거나 중산층을 위한 모기지 공제를 없애고 사회보장연금 등을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터슨의 오랜 지인인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명예소장은 “피터슨이 사회보장연금과 다른 복지 프로그램의 미래에 관한 진지한 토론을 시작한 것은 큰 성취”라며 업적을 기렸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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