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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개념 달라 협상 결렬 여지 높아"

■민화협 프레스포럼

비핵화 검증 문제도 협상 걸림돌

21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로드맵 주제로 열린 2018 민화협 통일정책포럼에서 사회자인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개념이 달라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언급한 비핵화는 미국이 주장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와 다르다는 것이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로드맵 포럼’을 주최했다. 이날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미국의 CVID와 달라 북미 협상이 결렬될 여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CVID 개념은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변함 없는 대북 기조다. 그러나 조 위원은 북한의 비핵화 언급에 대해 “하기는 하겠지만 언젠가 하겠다는 것은 언젠가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며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비핵화 검증의 문제도 협상의 걸림돌로 꼽았다. 그는 “미국에서 만난 많은 관료들은 공통적으로 비핵화의 검증 필요성을 얘기했다”면서 “일단 북한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봐야 하는데 검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강경파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북한과의 협상이 우리 뜻대로 안 되면 박차고 나와야 한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도 “북한 입장에서 불가역적인 체제보장과 비핵화는 너무 차이가 있다”며 “이것이 행동으로 나타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논란과 시간이 필요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특히 황 부원장은 “주한미군 철수의 경우 주둔이든 감축이든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정철 숭실대학교 교수 역시 “비핵화의 합의 수준이 중요하다”면서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것인지,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가는 것인지 말 대 말 합의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포럼에는 이정철 숭실대 교수,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서보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고유환 동국대 교수,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 김창수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이 참여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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