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66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의 글로벌 농화학 업계 ‘메가 딜’인 독일 바이엘과 미국 몬산토의 인수합병(M&A)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다우케미컬·듀폰, 켐차이나(중국화공)·신젠타 등 3대 농화학 업계 메가 딜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집행위원회가 21일(현지시간) 바이엘과 몬산토의 M&A를 조건부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바이엘은 EU가 제기했던 반독점 가능성을 해결하기 위해 독일 바스프에 제초제 및 종자 사업의 일부를 오는 10월 59억유로(약 7조 7,6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바이엘이 우리가 제기했던 경쟁에 대한 우려를 확실히 해소해 몬산토 인수를 승인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종자·제초제 분야에서 혁신과 효율적인 경쟁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엘과 몬산토의 M&A는 아직 미국 법무부의 승인을 남겨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EU의 절차가 미국보다 까다롭기 때문에 M&A가 무리 없이 완료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독점 관련 법무전문가 크리스 쿡 변호사는 “EU 집행위원회와 미국 법무부가 바이엘·몬산토의 M&A를 함께 검토했을 것”이라며 “다우·듀폰 M&A 때도 미국보다는 EU가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던 점을 미뤄볼 때 미국이 더욱 공격적인 결정을 내리면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농화학 업계 3대 M&A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세계 농화학 시장은 미국 다우케미컬, 독일 바이엘, 중국 켐차이나 3사를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된다. 바이엘은 글로벌 살충제 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을 기록해 관련 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몬산토는 유전자변형작물(GMO)을 포함한 종자 시장에 특화된 기업이다. 두 회사의 M&A로 농화학 업계의 주요 산업군인 화학과 종자 두 분야 모두에서 높은 지배력을 갖춘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EU는 다우케미컬·듀폰, 켐차이나·신젠타의 M&A안을 각각 지난해 3월과 4월 승인한 바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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