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도 경비정 교체에 나섰다. 육군은 한강 하구의 전방사단, 서해안과 남해안 지역의 동원 및 향토사단에서 운용하는 경비정이 노후한데다 갈수록 수명 연장과 유지 경비가 많이 든다고 판단해 전량을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육군이 보유한 경비정(21톤급)은 모두 ○○척으로 해군의 참수리 고속정(140~170톤)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연안의 해안선 경비에 활용되고 있다. 해군도 기지 방어와 연락용으로 비슷한 크기의 경비정을 보조전력으로 운용해 육군 경비정은 구분을 위해 통칭 ‘육경정’으로 불린다. 육경정의 존재는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지난 2013년 MBC TV가 방영한 연예인들의 병영 체험 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를 통해 일반에게 널리 알려졌다.
육군은 1998년 국내에서 건조한 육경정을 해안선으로부터 5㎞ 이내 연안에서 운용하면서 본연의 업무인 해안 경계뿐 아니라 조난 위기 어선 구조, 중국 어선 퇴치 등의 부수적인 효과를 거둬왔다. 육경정의 수명주기는 약 15년으로 이미 내구연한이 지났다.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엔진 교체와 선체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나 육군은 여기에 구입비와 맞먹는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육군의 대안은 고속단정(RIB Boat). 고속단정이 기존 육경정보다 소형(11톤)이어서 연안 지역의 경비 및 수색에 보다 유리하며 속도가 훨씬 빠른데다 가격이 싸다. 지붕이 있어 최소한의 방호 및 방풍도 가능하다. 육군은 합동참모본부에 소요를 제기한 상태로 진도가 해병대보다 더딘 상태지만 실전 배치는 오히려 빨라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선체를 새로 설계하고 무장 운영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해병대의 고속전투주정과 달리 육군이 희망하는 고속단정은 해군과 해경이 사용하고 있어 별도의 개발 기간과 검증 과정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 육경정의 노후화와 장병들의 안전, 예산 절감을 고려해 의사결정 과정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육군은 고속단정이 육경정보다 작지만 무장은 현재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도입 수량도 기존 육경정보다 몇 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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