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2월 11일 밤 11시 40분경, 가평군 102번 도로에서 육군 상사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의 신원은 인근 부대의 보급관으로 근무하던 염순덕 상사로 밝혀진다. 염 상사는 부대원들과 회식을 친 후 귀가하던 길이었다. 즉각 경찰과 군 헌병대는 범인 검거를 위해 합동 수사를 시작했다. 곧이어 현장 인근에서 범행 도구가 발견되었고 피해자와 마지막까지 술자리를 가진 두 명의 남자가 용의자로 좁혀지면서 사건 해결은 탄력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2002년 4월 3일 ‘합동본부 종합보고’를 마지막으로 사건 수사는 사실상 미제로 종결되었다. 17년 전 유난히 바람이 찼던 그 날, 누가, 왜 염순덕 상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을까? 유력 용의자가 좁혀졌음에도 사건은 왜 더 진척이 없었을까? 사건 수사 과정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15년 ‘태완이 법’ 시행으로 살인 사건 공소 시효가 폐지되면서 2016년 2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은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 재수사를 시작했다. 취재 과정에서 제작진은 2001년 당시 경찰 수사 기록과 군의 수사 문건을 입수했고, 이 둘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쪽은 ‘살인‘, 다른 한 쪽은 ‘변사‘로 기록되어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하나의 죽음에 왜 두 수사기관이 서로 다른 결론을 맺고 있는 걸까? 유족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군에서 염상사의 죽음에 대해 빠르게 수사를 종결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혹시 군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한 건 아닐까?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당시 군 수사기관과 기무부대에서 작성한 문건들을 최초 공개하며, 지목되었던 용의자들을 다시 추적하고 경찰과 군 양쪽의 수사 기록들과 수사 관계자들을 통해 17년 간 묻혀 있던 염 상사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