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화유기’에 이어 영화 ‘치즈인더트랩’(감독 김제영)을 통해 대중과 만난 배우 오연서를 만났다.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이야기하는 오연서는 “조금 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해보지 않으면 영원히 모르기 때문”이란다.
오연서는 순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치즈인더트랩’에서 러블리 개털 여대생 홍설 역을 맡았다. 작품은 캠퍼스를 배경으로 모든 게 완벽한 남자 유정(박해진)과 평범하지만 예민한 홍설(오연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백인호(박기웅)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연서는 오래 전부터 원작 웹툰 ‘치인트’의 가상캐스팅 1순위로 꼽혔다. ‘치즈인더트랩’은 홍설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만큼 홍설의 비중도 상당이 크다. 그럼에도 동명의 웹툰, 드라마 모두 사랑을 받아서 영화 선택 시 부담감 또한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부담’이란 말보단 ‘도전’이란 말로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작품에 출연 하겠다고 했을 때도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 걱정의 이유도 충분히 알고 있다. 부담이 없었냐? 물론 있었다. 어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는 부담 100배이다. ‘이 캐릭터를 내가 연기할 수 있을까’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등 여러 생각이 든다. 근데 제 성격이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단 하고 후회하자’이다. 실패 할 수 있겠지만 나름 도전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홍설의 내면연기에 집중했다”고 밝힌 오연서이다. 드라마는 김고은 씨가 연기한 홍설을 보면 따라하게 될까봐 일부로 안 봤다단다. 그렇게 오연서만의 홍설이 탄생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화유기’ 속 삼장은 홍설과 다른 매력을 이끌어냈다. CG 촬영이 많다보니까 기존 촬영 때보다 두 세배의 시간이 걸렸음은 물론 허공에 대고 연기를 할 때도 많아 또 한번의 도전으로 기억 될 작품이다고 한다.
“‘치인트’는 마지막 캠퍼스물이라고 생각하고 굉장히 즐겁고 따뜻하게 찍었다. 아무래도 영화현장이 드라마보다 여유로운 환경에서 진행되다보니, 많은 이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여유있게 촬영을 했다. 청춘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 같다.”
“‘화유기’는 여러 가지로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CG는 물론 상대방이 없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기도 했다. 그런 연기 방법을 처음 해봐 색다르더라. 또 그 안에서도 사극도 선 보였다, 경성시대도 갔다가 오는데 극 안에서 여러 가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게 좋았다.”
열정적으로 도전을 이어가는 배우 오연서. 그는 새로운 작품 선택시 리스크와 베네핏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보단 차근 차근 제 길을 걸어나가고자 했다. 배우가 칭찬에 우쭐해지거나, 쓴 소리에 좌절하기 보단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평가하는 캐릭터의 성공과 실패도 중요하겠죠. 저는 늘 열심히 하지만 봐주시는 분들에 따라 평가는 달라요. 배우가 모든 캐릭터를 잘 해내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것도 있다고 본다. 외모적인 문제도 있고, 연기적인 한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한다. 모니터도 열심히 하는 편이다. 저 때 왜 저랬을까? 그런 생각도 많이 한다.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게 아닐까.”
심지가 단단한 오연서는 결정을 밀어 붙이기 보단,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결국엔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게 된다는 지론도 작용한다.
“평소 성격이요? 주관이 강하다고 해야 할지, 혼자 생각이 많다고 해야 할지. 결국엔 하고 싶으면 하게 되더라. 주위에 조언도 많이 얻고 하는데, 마음 속에서 원하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쇼핑을 예로 들어도 빨간 옷 이랑 검정 옷 중 어떤 게 더 예뻐? 라고 물어보지만 결국엔 제 마음에 드는 걸 산다. 끌리고 좋은 걸 하게 되는 게 사람 심리 아닐까.”
2002년 3인조 걸그룹 러브(LUV)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노선을 바꿔 드라마 KBS2 ‘반올림’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연기자로 전향한 뒤 소위 ‘인생 작품’을 만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12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말숙 역으로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오연서는 오랜 무명 시절을 깨고 도약하기 시작했다. 2014년 ‘왔다! 장보리’로 대중이 사랑하는 여배우가 됐다.
“다음에도 제 나름대로 재밌는 도전을 할 거 같다”고 말하는 그의 열일은 계속 될 듯 보인다.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쉬고 싶다. 그런데 쉬고 있으면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커진다. 관심 받고 있음 부담스럽다가도 관심이 없음 다시 바라게 되더라. 많은 배우들이 공감할 것이다. 쉬고 싶은데 욕심나는 작품이 생기면 ‘달릴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삼장법사처럼 꿋꿋하게 한결 같은 마음이면 좋을텐데 사람이다보니 휩쓸리는 경우도 생기더라.”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면서 스스로 안주할 수 있지만 저는 끊임없이 도전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글로벌한 활동은? 음 일단 선배님들의 지금까지 행보가 후배들이 수월하게 할 수 있게 기반을 깔아주신 것 같다. 강동원 선배님이 할리우드에 간다고 들었다. 저도 나중에 그런 제안이 오면 영어도 배우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나.(웃음)불러만 주시면 영광이고 오디션 준비는 그 다음이 될 것 같다.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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